택배 파업 철회, 우체국은 택배업 줄일까 고민
처우개선을 주장하며 파업에 나섰던 택배 노동자들이 파업을 마무리하고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정부와 택배업계 등에 따르면 16일 오후 열린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전체 회의에서 그동안 쟁점이 되었었던 택배 기사 분류 작업 전면 배제와 노동 시간 감축 등에 대한 조율을 마치고 과로사 방지 대책에 노사가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택배 노조는 "택배 분류 작업"이 과로사의 주원인이므로 택배사에 "택배 분류 전담인력"을 충원해달라며 지난 9일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분류작업이란 대량으로 들어온 택배물품을 지역별로 구분해서 분류하는 작업인데 이를 하기 위해서 택배노동자들은 아침 일찍부터 나가서 분류를 하고 실제 배송은 오후 1시 넘어서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택배 노조에서는 지속적으로 분류만 할 수 있는 분류작업 전담인력이 필요하다고 계속해서 건의를 해왔습니다.
이렇게 외주 택배노동자들이 파업을 하자 우정사업본부와 우정 노조는 반복되는 택배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자신들의 업무가 아닌 택배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게 되었고 급기야 지난 14일 ‘긴급 노사협의회’를 열고 우체국택배 사업을 소포 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우체국 택배의 60%를 소화하던 민간 택배 노동자들의 물량을 포기하고 나머지 40% 물량만 공무원인 집배원의 소포 사업으로 소화하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노사는 내년 2022년 1월 1일부터 택배 노동자를 분류 작업에서 완전히 제외하고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이 주 60시간이 넘지 않도록 하는 것에 합의했습니다.
앞서 택배기사들의 상자 분류 업무 분담을 위해 CJ대한통운은 4000명, 한진과 롯데 글로벌 로지스는 1000명씩을 현장에 투입한 바 있는데요. 여기에 더해 이들 회사는 하반기 중 분류인력을 1000명씩 추가 투입키로 약속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분류인력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이 기존 택배기사들의 분류 부담을 100% 덜어줄 수 있을지는 예단할 수 없다"면서 "인원 추가 외에 자동화 설비 도입도 시간이 필요한 만큼 추이를 지켜보면서 약속한 분류 인원을 최대한 빠르게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전하기로 했습니다.
또 휠소터 등 택배 분류를 위한 자동화 설비를 99%가량 도입한 CJ대한통운을 제외한 한진, 롯데, 우체국 택배, 로젠택배는 자동화 설비인 휠 소터를 반드시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자동화 설비 설치가 여의치 않다면 택배기사 2명당 1명의 분류인력을 투입하는 것도 합의안에 담았습니다.
만약 주 64시간을 초과할 경우 물량과 배송 구역을 조절하기로 한 것인데요. 다만 택배 노조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우체국택배 노조와 우정사업본부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서 최종 합의문은 나오지 못한 상태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예정대로 우체국택배 사업이 축소될 경우 최대 수혜자가 CJ대한통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우체국택배 전체 물량의 약 60% 정도가 다른 택배사에 이전될 가능성이 높은데 특히 점유율과 단가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CJ대한통운이 상당 부분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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