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4대 거래소 체제로 암호화폐 거래소 시장 재편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가 "빅 4 구도"로 구조 조정됐습니다. 당초 예상대로 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 등 대형 거래소 4곳에서만 원화로 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원화 마켓이 유지되는 것인데요.

실명계좌 획득 후보로 꼽히던 고팍스와 후오비 코리아를 포함해 20여 개의 중·소형 거래소는 원화 마켓을 종료하고 BTC(코인) 마켓에서만 거래하는 방향으로 틀었습니다.

후오비코리아의 공지

정보보호 인증체계(ISMS) 조차도 획득하지 못한 37개사는 폐업 수순을 밟게 됩니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에 따라 가상화폐를 취급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 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하는데 이를 신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고팍스 공지

원화(KRW) 마켓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Δ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발급 확인서(실명 계좌) ΔISMS 인증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하며 실명계좌 발급이 필요 없는 코인마켓만을 운영하기 위해서도 ISMS(정보보호 인증체계) 인증이 필요합니다.

 

정보보호 인증체계 신고서 제출한 거래소는 총 29곳

금융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0분 기준 FIU에 신고서를 제출한 암호화폐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플라이빗, 비블록, 오케이비트, 프라뱅, 플랫 타익스 체인지, 지닥, 포블 게이트, 코어 닥스, 빗크몬, 텐앤텐, 코인앤코인, 보라비트, 캐셔레스트, 와우팍스, 에이프로빗, 프로비트, 오아시스, 메타벡스, 비둘기지갑, 고팍스, 후오비코리아, 한빗코, 아이빗이엑스, 비트레이드, 코인빗 등 29개사입니다.

 

9월 26일 가장 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 캡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 기준 '코인빗'거래소의 24시간 거래대금은 약 3억 2400만 원으로 원화 마켓 종료를 공지한 19일의 24시간 거래대금 88억2900만원보다 무려 96.3%나 급감한 수치입니다. 코인빗은 5월 초까지만 해도 100억 달러대의 거래대금을 유지하면서 업계 선두에 속했지만 원화마켓이 폐쇄되며 거래가 급감했습니다.

코인빗 거래소 화면

물론 코인빗은 이러한 거래대금 급감은 원화마켓 종료 문제 때문만이 아니라 9월 들어서 16일에 서버 점검을 이유로 3일 가까이 사이트 접속 자체가 안돼서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한 이유 때문이기도 합니다. 

원화 마켓(실명계좌)은 4군데로 확정

업비트(케이 뱅크), 빗썸(농협), 코인원(농협), 코빗(신한은행) 등 4개 사는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 발급 확인서를 받은 후 원화 마켓 사업자로 신고했습니다. 업비트는 지난 17일 1호 사업자로 신고가 수리됐으며 나머지 20개 중·소형 거래소는 코인 마켓 사업자로 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지 못한 나머지 가상화폐 거래소는 생존을 위해 BTC코인마켓으로 선회한 것입니다. 비트코인 등 대표 코인을 결제수단으로 하는 코인마켓은 원화를 기준으로 코인을 사고파는 원화 마켓과는 달리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발급 확인서 없이 ISMS 인증만 있으면 신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원화 거래가 제한되는 만큼 투자자를 유인할 매력이 원화거래가 가능한 거래소보다는 떨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인 생존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4대 대형 거래소 외에 실명계좌 획득이 유력했던 업체로 꼽혔던 고팍스와 후오비 코리아는 이날 오전까지 전북은행과 물밑 협의를 벌였지만 끝내 실패했습니다. 

후오비 코리아 거래소 화면

기존에 국내에서 운영되던 66개 거래소 중 ISMS 인증만 획득한 거래소는 총 25개사입니다. 이중 현재까지 한빗코, 비둘기 지갑, 코인빗, 아이빗이엑스, 비트레이드 등 5개 사가 FIU에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금융위는 이날 밤 12시까지 이들 업체가 신고서를 낼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5개사 모두 금융당국과 신고서 제출 전 사전 면담을 마쳤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제도권 편입이 이뤄지면서 FIU는 일단 최대 3개월간 사업자 신고를 한 곳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FIU는 고객 예치금 분리 관리, 다크 코인 취급 금지 등 법령상 가상자산 사업자의 준수 조치에 대해서도 점검할 계획입니다. 또한 신고 수리 후에도 해당 사업자가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적법하게 이행했는지 면밀하게 관리·감독할 방침입니다. ISMS 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37개 거래소는 이날 중으로 영업을 종료하고 폐업 절차를 밟게 됩니다. 코닥스는 지난 23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했고, DBX24, 코인통, 그린빗, 코인아이비티도 이날 중으로 원화마켓을 닫고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들 거래소는 폐업하더라도 기존 자산의 인출 업무는 최소 30일 진행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관련 법령 등에 따라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등도 파기해야 합니다. 거래소 외에 코다, 비트로, 토큰뱅크, KDAC, 볼트커스터디, nBlocks, 하이퍼리즘, 델리오, 위믹스 등 9개 기타 사업자(지갑·수탁)도 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로써 현재까지 FIU에 신고서를 낸 가상자산 사업자는 모두 33개사입니다. 25일부터 금융당국에 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고 영업하면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25일부터 신고하지 않은 모든 거래소를 대상으로 영업 종료 여부를 점검할 계획입니다.

 

이미 신고된 거래소도 관리. 감독 강화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고하지 않고 영업하고 있는 거래소가 있는지 먼저 살펴보고, 제도권 업체들이 제대로 정착하고 있는지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5일이 지나도 신고 못한 사업자가 미비 요건을 보완한 후 사업자 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24일 이후부터 가상자산 관련 영업을 종료했다는 사실을 감독당국의 권고사항 이행 내역 등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통해 입증하면 된다"며 비신고 거래소가 반드시 폐업을 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특금법에 따라 은행 등 금융회사는 25일부터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의 집금계좌와 법인 운영계좌에 대한 입금 제한 조치를 취합니다.  또한 쇼핑몰 등 다른 사업을 동시에 영위 중인 가상자산 사업자의 경우 '가상자산과 관련된 영업'만 종료하면 나머지 사업은 중단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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